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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27 14:40
소년범 처벌 어떻게
 글쓴이 : 황일연
조회 : 5,223  
여중생 성폭행한 고교생, 소년원 대신 보호관찰소로 간 이유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중학교 2학년생 권모(15)군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큰 충격을 줬습3니다. 집단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중학생 두 명이 구속됐고 이들은 조만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범죄를 저지른 19세 미만 소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처벌을 받게 될까요? 오늘은 소년범 사건을 성인 범죄자와 구분해 처리하도록 규정한 소년법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채윤경 기자

형법, 만 19세 미만 범죄엔 상대적으로 관대한 처벌

소년범은 만 19세 미만의 소년이 저지른 범죄라는 의미와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형법 9조는 만 14세 미만인 자를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의 경우 사리판단이 완전하지 못하다고 보고 처벌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14세 이상은 무조건 똑같이 처벌해도 되는 것일까요. 우리 형법 시스템은 범인이 19세 미만인 경우 소년법에 따라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소년범의 경우 엄벌 대신 교육을 통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형사정책적 고려 때문입니다.

중범죄 저지른 소년범은 형사처벌 받아


안양소년원에서 학생들이 미용 수업을 듣고 있다. 학생들이 출원 후 취업이나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직업훈련 중 하나다. 학생들을 처벌 하기보다 교화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일대일 상담을 통해 교육과정을 정한다. [법무부 제공]
소년범은 연령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뉩니다. 먼저 만 10세 미만의 소년범은 ‘범법소년’이라고 합니다. 법원은 이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어떤 법적 처벌을 하지 않습니다. 아직 잘잘못을 가리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범은 ‘촉법소년’이라고 부릅니다.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입니다.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더라도 아직 형사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형벌 부과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형사처벌을 대신해 보호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14세 이상부터는 형법에서 인정하는 형사책임능력자입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범은 ‘범죄소년’으로 호칭합니다. 형법을 위반하는 죄를 저지른 소년 중에서 벌금형 이하 또는 보호처분을 받는 소년을 말합니다. 범죄소년 중 중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은 성인범과 유사한 형사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이 분류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우범 소년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았지만 여럿이 몰려다니며 주위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거나,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등의 행동을 한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검찰, 일반법원 재판 필요할 경우만 기소



범죄소년, 촉법소년 또는 우범소년이라고 판단될 경우 보호자나 학교, 사회복지시설, 보호관찰소장은 관할 경찰에 신고하거나 소년법원에 직접 통보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일반 형사사건과 마찬가지로 소년 사건 역시 검찰로 송치합니다. 다만 검찰이 소년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반 형사사건 처리와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는데요.

검찰이 판단하기에 재범 가능성이 적고 선도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에는 선도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내립니다.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에 중점을 두고 ▶검사가 범죄소년에 대해 일정한 기간 동안 준수 사항을 이행하고 민간인인 범죄예방위원의 선도를 받도록 하거나 ▶청소년 비행예방센터 등 소년의 선도·교육과 관련된 단체나 시설에서의 상담·교육활동 등을 조건으로 기소유예처분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소년이 준수사항을 위반하거나 재범을 하지 않고 선도 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공소를 제기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검토 결과 보호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을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고, 일반 법원에서의 재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기소를 하게 됩니다.

처벌보다 교화 … 가정법원서 비공개 심리

가정법원 소년부는 일반 재판부와 달리 소년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입니다. 소년범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들이 사회에 쉽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5개의 소년 재판부가 있습니다. 소년 재판부 심리는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소년부 판사가 할 수 있는 처분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심리불개시 결정 ▶불처분 결정 ▶보호처분이 그것입니다. 심리 불개시 결정은 판사가 사안이 경미하다고 볼 때 훈계에 그치거나 보호자에게 교육하도록 얘기한 후 심리(재판)를 개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처분 결정은 판사가 심리를 개시한 결과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때 사건을 종결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보호처분은 심리 결과 소년이 처한 환경 개선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내리는 처분입니다. 보호처분은 1호부터 10호까지 열 가지가 있고 소년범을 보호관찰소에 보내는 2호~5호의 보호관찰처분, 소년원으로 보내는 8호~10호의 소년원 송치처분으로 나뉩니다. 보호처분은 소년법 32조 6항에 의거해 형사처분과는 달리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실제 사건을 예로 들어볼까요? 지난해 12월 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부에서 지적장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소년부에 송치된 고교생 16명 모두가 법원으로부터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성폭행범 전원에게 소년보호처분 1호, 2호, 4호를 내렸습니다. 보호처분 1호는 보호자 감호위탁, 즉 부모를 비롯한 보호자와 함께 살면서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2호는 수강명령으로 성폭력 방지 프로그램을 40시간 수강하는 것을 말합니다. 4호는 보호관찰관의 1년간 단기보호관찰로 아동복지시설이나 소년보호시설에 감호를 위탁하는 처분입니다. 주로 처벌보다 교화에 중점을 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이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무죄나 다름없는 수강명령과 보호관찰로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비판했습니다.

벌금·과료 등 받으면 전과기록 남아

지난해 7월 김모(18)군과 선모(18)군은 친구 A군의 금목걸이와 팔찌를 빼앗기로 했습니다. 김군은 자신의 여자친구 B양에게 부탁해 A군을 유혹하도록 한 뒤 이들이 있는 여관방에 들어가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B군을 협박했습니다. 결국 B군은 이들에게 500만원 상당의 순금 목걸이와 팔찌를 빼앗겼습니다. 이들의 범죄는 여러 차례 계속됐습니다.

김군 등은 가정법원 소년부가 아니라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조정웅 판사는 김군에게 징역 장기 1년 6개월에 단기 1년 2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선군에게는 징역 장기 1년 2개월에 단기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소년범인데도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이지요.

이처럼 소년범도 일반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사 결과 범죄가 성립되고 공소권이 있을 때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해 일반법원에서 성인범죄자와 동일하게 처리합니다. 벌금이나 과료 혹은 몰수에 해당되는 사건일 경우 약식 명령을 청구하고, 기소유예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보호처분과 달리 전과기록이 남게 됩니다. 또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이 소년원에 수감되는 것과 달리 형사처분이 내려지면 소년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소년원은 정규 학교체제 갖춰 인성 교육

소년원은 가정법원 소년부에서 보낸 청소년을 수용해 교육하는 법무부 산하 국가기관입니다. 소년원은 정규 학교 체제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화 교육, 직업 훈련, 인성 교육 등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소년범의 심리치료와 사회복귀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되는 성인 수형자와는 달리 전과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국내엔 10개의 소년원이 있습니다. 소년교도소는 소년들을 성인수형자와 분리해 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기관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6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년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경북 김천에 소년교도소가 있습니다. 일반 교도소에 수감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성인범들과 분리 수감됩니다.

소년범은 중범죄라도 사형 선고 못해

소년 형사사건은 일반 형사사건에 비해 비교적 신속하게 재판하도록 합니다. 형량에 있어서도 소년범을 배려합니다. 소년범에 대해 사형이나 무기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소년법 59조에는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서는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해야 할 경우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소년법 62조는 18세 미만의 소년범이 벌금이나 과료를 내지 못한 경우 성인과 같이 교도소 등의 노역장에 유치를 할 수 없게끔 규정함으로써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습니다. 가석방 조건도 관대합니다. 소년범이 무기형을 선고받았을 경우에는 5년 이상(성인은 10년 이상) 복역할 경우 가석방이 가능하고, 징역 15년형일 경우에는 3년 이상(성인은 5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권군의 자살 후 두 가해 학생은 때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유치장 면회실에서 자신의 가족과 만난 가해 학생들은 한동안 말없이 서 있다가 “할 말 없느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너무 미안해서….”라며 흐느꼈다고 합니다. 함께 있던 가족도 울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소년법원이 부과하는 보호처분의 종류

1호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하여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에게 감호 위탁(6개월, 6개월의 범위에서 1회 연장 가능)

2호 수강명령(100시간 미만)

3호 사회봉사명령(14세 이상의 경우만 부과할 수 있음, 200시간 미만)

4호 보호관찰관의 단기 보호관찰(1년)

5호 보호관찰관의 장기 보호관찰(2년, 단 1년의 범위 내 1차 연장 가능)

6호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복지시설이나 그 밖의 소년보호시설에 감호위탁

7호 병원, 요양소 또는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년의료보호시설에 위탁

8호 1개월 이내의 소년원 송치

9호 단기 소년원 송치(6개월 미만)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2년 미만)